목차

1화 독자라고 불리던 자 신편위가 되다

2화 공대생이던 나, 계산기 대신 키보드 두드리게 되다

3화 리더 없는 단체, 과연 회의가 가능할 것인가

4화 졸업반에 개척자 활동을 하려면 운동이 필수

5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청소부 소피

6화 황금 막내에서 편집장으로 특급 승진(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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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이 이런 활동에 도전한다니, 주변에선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내게 많이 했다. 평소에도 이런 활동을 좋아해 왔고 글을 쓰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단정 짓고 싶지 않았다.

면접도 비슷한 생각으로 준비했다. 공대생이라는 틀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고, 특별한 것을 준비하기보단 자연스럽게 내 진심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도 나 역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같이 면접을 보는 상대가 정치외교학과 학생이라는 말을 듣고선 속으론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상대는 얼마나 말도 잘하고 글도 잘쓸까. 그래도 독특하거나 눈에 띄는 행동과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차분하게 준비해온 내용과 평소 생각으로 면접에 임했고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었다. 꿈에 그리던 교지 편집을 할 수 있게 되다니 설렜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생활 대부분을 해보지도 못하고 속절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 한 편의 걱정도 조금은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아무런 생각 없이 의욕만 앞섰던 것일까. 나는 오히려 합격 통보를 받고 난 뒤 며칠 동안 잠들 수 없었다. 나는 통학하는 사람이었고 그렇기에 교통편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합격 통보를 받은 이후 회의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괜찮겠냐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