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공대생이던 나, 계산기 대신 키보드 두드리게 되다
4화 졸업반에 개척자 활동을 하려면 운동이 필수
개척자의 일원이 된 지도 벌써 43일이 지났다. 세월 참 빠르게 흐른다. 누가 이때까지 개척자 활동은 어땠어?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거다. ‘개척자는 신기한 공간이야.’ 여러 학생활동을 해 보았지만 여기만큼 공사 구분이 확실한 곳은 처음이다.
학생단체나 팀이 처음 결성되면 업무의 빠른 진행을 위해 친목을 도모한다. 그건 개척자도 마찬가지였다. 어찌나 서로 할 말이 많은지, 침묵이란 단어와 개척자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회의만 들어가면 상호 존대를 쓰며 차분히 토론을 한다. 아니 대학생들 회의라고 하면 반말은 기본이고,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소리높이 다 싸움 한번 나야 재밌는데(?) 여기는 각자 할 일이 꽤 정확히 분배되어 있어, 몇 명이 일을 몰아하고 나머지 인원은 업혀 가는 일이 없다. 애초에 ‘저 이거 해볼래요!’ 하며 적극적이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까.
특집 주제를 정할 때만 해도 그랬다. 이건 어때요? 또 저건 어때요? 체감상 50개 정도의 아이디어가 나온 거 같다. 후덜덜. 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면 그대로 주제가 됐다. 그중 내가 맡게 된 건 신편위 적응기이다. 적으면서 의문인 게, 과연 적응기까지 필요한 걸까? 회의하는 거 보면 이미 다들 개척자 n년차인 것 같은데? 그럴만한 게, 회의 중 주제 하나가 나오면 끝도 없이 토론이 이어진다. 그래서 개척자 회의는 2시간 안에 끝난 적이 없다. 편집장이 일찍 끝난다고 하면 더 늦게 끝난다(!). 긴 회의에 지칠 법도 한데, 다들 체력이 굉장하다.
사실 나는 회의가 끝날 때면 몸이 조금 힘들다. 오늘도 회의 끝나고 놀자는 사람들을 거절하고 집에 와서 누웠다. 다음엔 나도 같이 놀아야지. 내 체력은 아무래도 바닥인 듯하니 운동을 해야겠다. 운동 시작하겠다고 하면 다들 또 ‘어디서 운동해요? 학교 스포츠센터? 우리 같이 해요!’ 하겠지. 우리 편집위원들의 기운을 받아, 내일부터는 진짜 운동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