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오랜 ‘책태기’에서 벗어나 개척자에 뛰어들다
개척자를 읽게 된 계기는 일명 ‘책태기’였다. 기성작가들의 표현과 스토리에 질려버린 거만한 독자가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에 빠져있을 즘, 중앙식당 앞에 놓인 70집을 보게 되었다. 표지가 예뻐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봤는데 ‘이상한 귀창의~’라는 제목이 이목을 끌었다. 평소 안 들어봤을법한 단어와 표현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 제목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각자의 얘기와 관심사로 가득 찬 책은 몇 시간 만에 나의 오랜 책태기를 없애주었다.
눈을 감고 귀를 닫은 채 세상을 바라보는 나에게 개척자는 신기한 사람들이었다. 가감 없이 자신의 얘기를 풀어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와는 너무 달랐는데도 그 다름이 거부감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70집을 다 읽어갈 때쯤 “이 사람들 조금 궁금한데?”라는 생각으로 개척자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
그 뒤 개척자의 활동을 꾸준히 지켜보던 중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개척자의 통합 간담회 뉴스레터를 본 뒤, “여기 생각보다 괜찮잖아?” 이 마음 하나로 서류에 지원하게 되었다. 제일 첫 질문인 지원 동기에는 어릴 때부터 기자와 언론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기자단 활동 경험을 적었다. 그렇게 지원서를 써 내려가던 중 마주한 한 질문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것은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묻는 질문이었다. 세상을 바꾸려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저 문항을 적기 위해 뛰어들어간 불길에서 건져온 답들은 내 마음에 불을 피웠다. 평소 세상을 잘 바라보려 하지 않는 내가 건져온 답은 허울만 두터운 것들이었다. 답변을 쓰다 보니 말만 번지르르한 복지정책과 같이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허울들이 불편해짐과 동시에 답이 없는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원서를 제출하고 노트북을 덮은 뒤에는 “나 잘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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